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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신춘문예] 세대차이 외 1작품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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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우리를 위로하고 때로는 무뎌진 감성을 깨워줍니다. 바쁜 일상에 마음의 양식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구민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세대차이

[수필] 김숙자(청라1동)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젊은이들과 나이 많은 사람들 간에는 세대 차이가 있어 의사소통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말은 기우일뿐이다. 그들의 생각을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들이 요즘에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공감해주면 얼마든지 대화가 가능하다고 본다.
나에게는 얼마 전 수능을 치른 손주와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손녀가 있다. 사실 손주 녀석은 작년에도 수능을 보았지만 실수가 있어 재수를 했다. 올해는 꼭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도하며 수능이 끝날 시간에 맞춰 온 가족이 마중을 나갔다. 어둠이 짙게 드리운 저녁 6시가 훌쩍 넘어서 아이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내 눈에는 손주 아이가 제일 먼저 들어왔다. 표정을 보니 아주 밝아 보여서 조금은 안심이 됐다. 우리 가족은 그 누구도 시험을 잘 보았느냐고 묻지 않았고, 나와 내 딸은 그동안 수고 많이 했노라고 손주의 등을 가볍게 어루만져 주었다. 손녀딸은 오빠에게 악수를 청하며 빙긋이 웃음을 보냈다. 그 모습에 왠지 가슴이 뭉클했다. 손주 아이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내일부터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음에 얼굴이 상기되어 보였다.
손주와 나는 남들에게는 조금 특별한 관계로 보일 수도 있다. 시간이 날 때면 함께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서로 읽은 책 내용을 이야기하고,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한다. 좋은 책이 있으면 나에게 추천해 주기도 하는 착한 손주이다.
이제 시험이 끝났으니 가고 싶은 곳도 많은 아이....
내일은 종로를 나가보자고 한다. 종로5가를 지나 평화시장 쪽으로 가다 보면 중고서점들이 줄지어 있다. 많은 책을 골라서 볼 수 있어 아이가 좋아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내가 세대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건지 손주가 나를 친구처럼 대하고 있는 건지, 우리는 그렇게 잘 소통하며 지내고 있다. 기억력도 좀 흐려지고 세월의 흔적을 신체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은 나를 할머니 같지 않다고 말해주니 고마울 뿐이다. 오늘도 내일도 나는 우리 손주들과 소통하며 세대를 공감하며 살아가리라!!

손주와 할머니 일러스트


우리는 단짝

[시] 윤지민(당하동)

나는 연필
너는 공책

내가 말하면
너는 듣는다네

우리는 손발이
척척 맞는 다네

우리는 소나무 밑에서
달빛 아래에서

이야기를 한다네

윤지민 어린이 판화 작품

※ 영화감독이 꿈인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직접 지은 시와 판화입니다.


서구 신춘문예 참여방법
시, 산문, 수필 등 구민들의 실력을 맘껏 펼쳐주세요. 문학인을 꿈꾸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채택되신 분께는 소정의 상품권을 드립니다.
보내실 곳 : 그린서구 편집실 greenseogu@naver.com

Green 서구 2020년 1월호
Green 서구 2020년 1월호
  • 등록일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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