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우리를 위로하고 때로는 무뎌진 감성을 깨워줍니다. 바쁜 일상에 마음의 양식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구민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작품을 공개합니다.

봄

김미경(석남로)

보아도 보아도 또 보고픈 이가 있다.
그이가 나에겐 봄이다.
봄은 오매불망 나를 또 기다리게 한다.
설렘과 부푼 기대를 함께 준다.
봄은 생동감이 있고 순수하며
좋은 향기를 준다.

봄은 참 신비롭다.
꺼져만 가는 불씨가 다시 피워 오르듯
봄은 나에게 따뜻함과 상냥함을 선사한다.

봄은 나에게 희망과 사랑을 전한다.
다시 일어날 힘을 준다.

다시 오는 이 봄에 자연 속에서 거저 얻어지는
축복의 봄이 너무 고맙고 기대된다.

봄을 느끼며

김숙자(청라사파이어로)

겨울 하면 회색빛 하늘에 가끔은 우울감도 느낄 때가 있지만 긴 겨울을 벗어나 봄은 화사함으로 우리 곁에 다가온다.
햇살 따사로운 생명의 움트는 소리를 느끼며 그렇게 봄을 맞이해 본다.
학교 앞에는 긴 겨울 방학을 보내고 오랜만에 만난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또한 봄을 알리는 신호로 느껴진다.
아파트 화단에는 어느새 노오란 민들레 한 송이가 팍팍한 땅 위로 고개를 내밀어 나를 반긴다. 겨우내 앙상했던 마른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고 작은 꽃망울들은 움을 틔우려고 애쓰고 있는 듯함이 느껴진다. 산수유는 활짝 핀 모습으로 봄을 알리고 연산홍, 벚꽃도 저마다 봄을 알리려 꽃망울을 머금고 있다.
나는 문득 이 모든 자연의 섭리 앞에 인간의 모습을 그려본다. 한 번 가면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리운 사람들도 죽은 고목에서 꽃을 피우듯 다시 만나 볼 수 있다면... 잠시 허구 속 망상에 빠져본다.
그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봄을 맞이하고 보내고 또다시 새봄을 맞고 있지만 봄은 항상 나에게 설렘으로 다가온다. 어느덧 세월은 흰머리, 주름으로 훈장이 늘어가지만 아직도 감성만은 소녀이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봄의 향기를 따라 산책길에 나서본다.
더 오랫동안 봄을 느끼기 위하여...

어느 할머니의
사랑과 설렘

장명수(청라커낼로)

노인대학에서는 상반기와 하반기에 한 번씩 노인들을 위하여 어느 하루를 정해서 생일잔치를 베푼다. 그 잔치 자리에서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며 마음껏 즐긴다.
지난 해 하반기에 70여 명의 노인이 모인 생일잔치에서 나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는데 그 노래에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해.”라는 가사가 일곱 번이나 나온다.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해”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나는 검지로 어느 특정 할머니를 계속 가리키었다.
일부러 흰 염색을 한 듯이 유난히 새하얀 그녀의 머리가 내 눈에 확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멋진(?) 할아버지인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위해”라는 가사가 나올 때마다 자기만을 가리킨 나의 손짓이 세월 탓에 꺼져가던 여자로서의 사랑과 설렘의 불씨를 되살렸는지 새하얀 머리와는 대조적으로 그녀의 얼굴이 일출의 태양 빛을 받은 바다처럼 붉게 물들어 가고 있었다.
되살아난 사랑과 설렘의 불씨가 “늙어도 사랑하는 건 젊은이와 다를 바 없다”
“언젠간 가는 것이 청춘이고 그러다 보니 주름살 걱정을 하는 내가 되었지만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은 늘 청춘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한 것”
“나에게 사랑이 찾아오면 젊은이보다 더 멋지게 사랑할거야”
그렇게 마음속으로 소리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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