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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신춘문예] ‘난 노랑’ 외 2작품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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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우리를 위로하고 때로는 무뎌진 감성을 깨워줍니다. 바쁜 일상에 마음의 양식을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 구민들이 보내주신 소중한 작품을 공개합니다.


김지윤(경서초 4학년)

노랑

난 노랑이 좋아
아름다운 노랑이 좋아
아무것도 없는 컴컴한 검정에 앞도 모르고 들어와서는
예쁜 빛 내뿜으며 멋 내는 노랑
노랑 별, 노랑 벌, 노랑 해, 노랑 형광펜
그냥 노랑 말고 환한 노랑이 좋아

잔잔하게 아름답게 반짝 빛나는 노랑
반짝반짝 밝기도 하고
밤에 두둥실 떠있는 달빛 같기도 한
좀 변덕스러운 노랑

내가 탄 상장에 밝게 빛내며 당당하게 붙어있는 밝은 노랑
아무생각 없을 때 창문을 바라보면
달빛 받아 내방에 살며시 내려오는 따뜻한 노랑
난 밝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은은한 예쁜 노랑이 좋아


오정순(가정로)

하얀 숲에는
하얀 것들만 산다

오후가 되자 원적산 뒤에 숨어있던 바람이
급히 오르더니 접혀있던 하늘을 두드려 편다.
농익은 겨울이 틈새에 끼어있던 씨앗을 내놓는다.
씨앗이 톡톡 떨어진다.

초저녁부터 떨어졌던 씨앗이 밤새 씨눈을 틔우더니
아침이 되자 숲을 이뤘다.
숲속에선 언제부터 있었는지 노루 사슴이
우유배달 아줌마의 발자국 소리에 귀 기울이고
편백나무 위에는 토끼와 강아지도 매달려있다.
보리수나무에서 마을을 이룬 나비 떼가
급브레이크 밟는 소리에 몇 마리 후드둑 날아간다.
하얀 숲에는 하얀 것들만 산다.

공평한 하얀 색이 참으로 곱다.
공평한 숲이 참으로 평화롭다.


김우철(청라라임로)

서구에 봄이 왔다

우리 아파트에 봄이 왔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나무의 가지 끝에 작은 꽃이 피어났다.
희망을 상징하는 봄, 봄
요 며칠 갑자기 찾아온 미세먼지로 인해 온통 하늘은 잿빛이었다.
사람들 얼굴에 마스크가 쓰이고 나서 이웃 간의 대화도 줄었다.

오늘 아침 출근시간이었다.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린 유치원 또래 남자아이가 나를 뒤 돌아보았다.
그리고 잠시 쓰고 있던 마스크를 내리고는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미소 짓는 것이 아닌가!
"우리 엄마가 먼지 때문에 마스크 절대 벗지 말라고 했는데 아저씨한테 인사하려고 잠시 벗었어요."

그 아이의 말에 나는 중요한 걸 깨닫게 되었다.
미세먼지가 우리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는 있어도 우리의 마음까지 영향을 줄 수는 없다.
살기 좋은 인천 서구.
오늘부터 이웃 간의 기분 좋은 봄맞이 인사는 어떨까?


독자마당 참여방법
시, 산문, 수필 등 구민들의 실력을 맘껏 펼쳐주세요. 문학인을 꿈꾸는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 : 그린서구 편집실 greenseogu@naver.com

Green 서구 2019년 4월호
Green 서구 2019년 4월호
  • 등록일 :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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